페미뷰 2023-09호 (2023년 8월 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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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뉴스 큐레이팅 소식지 페미-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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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8기 지방정부와 지방의회가 출범한지도 어느덧 1년이 되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일어나는 지역정치는 대혼돈의 중앙정치에서 살짝 빗겨가 상대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생활에 아주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정책과 조례들을 만들고 시행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여의도 정치에 못지 않은데요. 민선8기 출범 1년을 맞이하여, 지난 2주동안 일어난 천태만상 지역정치 소식을 페미뷰가 정리해보았습니다.
*1991년, 군사독재정권으로 유명무실했던 지방자치가 30년만에 부활하면서 지방자치단체장을 제외한 구·시·군 의회 선거(기초의회)와 시·도의회 선거(광역의회)가 시행되었어요. 그리고 1995년에 지방자치단체장을 포함한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되었습니다.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기준으로 '시민이 선출했다'고 해서 민선 1기라고 칭하며, 2022년에 치러진 지방선거로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를 통상 민선 8기라고 부르는데요. 엄밀히 말하면 지방의회는 9기이지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기준으로 민선 8기라고 같이 부르기도 합니다. 민선8기는 2022년 6월 13일 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되었으며 7월 1일에 출범하였어요.
**지방자치단체: 의결기관인 지방의회 + 집행기관인 지방자치단체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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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흠 제주도의원 성매매 의혹 및 사퇴
1993년생인 강경흠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최연소 도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도의원이 된 이후 음주운전으로 적발되고 이번에는 성매매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 관련기사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3차례에 걸쳐 유흥업소에서 결제를 한 사실이 확인되었는데, 해당 업소는 외국인 여성들을 지하에 감금해 손님 접대와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로 적발되었습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출입문을 잠그고 간판 불을 끈 상태에서 예약 손님만 받아 영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강 의원은 지인과 술을 마시러 간 것일 뿐 성매매를 한 적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윤리심판원을 열어 강경흠 의원을 제명 처분했으며, 제주도의회도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해 징계절차를 진행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강 의원이 자진 사퇴하면서 징계를 받지 않고 사직 처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여민회와 제주여성인권연대는 공동성명을 통해 “주민을 대표해 지방자치단체의 일을 감시하고 감독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현직 남성 도의원이 음주와 성매매를 하는 업소에서 누구와, 어떤 일로 만났는지 또한 문제적”이며, “현재 재판을 받는 해당 유흥업소 관련자들과 함께 범죄를 은폐하고 방조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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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시의회 의원 시중 매뉴얼 논란
경상남도 진주시의회의 사무국에서 시의원 의전 매뉴얼을 만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관련기사
지난 3월 한 시의원이 미리 식탁에 수저를 준비하지 않았다며 공무원들을 질책했고, 이에 진주시의회 사무국에서 비공개로 의전 업무 매뉴얼을 만든 것인데요. 이 매뉴얼은 행사 유형별, 시간과 공간별로 확인해야 하는 사항들을 적어놨습니다.
✔️ 버스 이동시 “의장님 좌석 확보(2번째 왼쪽)”, “여행가방 등 받아 싣기” ✔️ 식당에서 “먼저 들어가서 자리 확인 및 안내(수저, 물컵 등 확인)”, “착석 상태 및 음식 확인 후 직원 착석(식사 중간 부족사항 챙기기)”, “식사 후 후식 여부 챙기기” ✔️ 호텔에서 “조식 때 직원 미리 내려와서 안내 및 인사”
의전은 공식 행사에서 원활한 수행을 위한 형식적인 지원이고, 행정안전부를 비롯해 정부부처는 저마다의 의전 매뉴얼을 가지고 있어요. 공적 업무 수행을 지원하기 위해 최소한 ‘이것은 갖춰야 한다’는 것인데요. 공무의 내용보다 형식에 집중하게 되면 ‘과잉의전’이 되는 것이죠. 진주시의회 매뉴얼의 경우도 공적 업무의 범위를 벗어나 의원들의 심기까지 챙긴다는 점에서 문제에요. 그리고 공무원을 ‘질책’하여 결과적으로 이런 매뉴얼을 만들도록 환경을 조성한 의원들의 책임도 있어요.
지방의회 사무국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장 비서들의 업무 범위는 '공무 수행 지원'을 벗어나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잇따른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성폭력 사건들을 통해 의전과 공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부당한 감정노동, 사적 심부름, 심기의전 등의 실태를 보았어요. 하지만 여전히 이 문제가 반복되어 발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민을 위해 일하라고 위임해준 권력을 식탁에 수저를 준비하지 않았다고 성을 내는 데 쓰면 안되겠죠? (수저 정도는 알아서 챙깁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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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구의회에 스크린 골프장이?
서울시 강동구의회 건물 지하에 예산 1400만원을 들여 구의원과 의회 직원만 이용할 수 있는 스크린골프장을 설치했다고 합니다. 👉 관련기사
강동구의회 사무국은 기존의 노후화된 체력단련실을 “효율적인 공간활용과 청사시설 유지·보수 차원에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환경개선 공사를 추진했다”고 하는데요. 의회 사무국의 말대로 노후화 시설을 보수하는 차원에서 추진했다고는 하나, 그 추진과정이 모두 비공개되어 있어 예산 결정과 집행의 투명성 문제가 있습니다.
한편 강동구청은 지난 5월 말, 대리기사·배달노동자·학습지 교사 등 이동하면서 일하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안식처였던 강동구 직영 이동노동자지원센터를 폐쇄하는 등 노동 지우기 정책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관련기사) . 강동연대회의는 (구청의 행정을 견제해야 할) 구의회가 이러한 현안에 관심을 갖지 않고 골프장 마련에 혈세를 썼다 비판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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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지난 2주 동안의 (아주 일부) 지역정치 소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도봉구의원 여성운동단체 '문제 있는 사업체'라 명명 👉 여성단체 공동성명 - 충남도지사 성평등 성교육 책 열람 제한 👉 관련기사 - 춘천시의회 오염수 방대 발언 의원 징계 👉 관련기사 - 영천시의회 의장 갑질 논란 👉 관련기사 - 전북도의원 “잼버리는 피서 아냐, 귀하게 자란 韓 청소년이 문제” 👉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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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의원, 개별 사건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방정부에서의 성평등/여성정책이 지난 1년 동안 후퇴하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대통령의 당선과 여당 소속 후보자가 12개 지역 광역단체장으로 선출되면서 여성가족부의 존치도 문제이지만 지역의 성평등정책 퇴행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여성단체연합 연합운동조직강화위원회는 민선 8기 광역자치단체의 성평등정책 추진체계와 예산,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모니터링을 진행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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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링 결과 성평등정책 추진체계에서 다음과 같은 변화를 발견했습니다.
🖍️ 성평등정책 전담부서 위상 격하 (대전시 성인지정책담당관 → 여성가족청소년과) 🖍️ 성평등정책 조직 이름에서 ‘여성’ 삭제 (서울시 여성정책담당관 → 양성평등담당관) 🖍️ 성평등정책 연구기능 축소·약화 (대구여성가족재단+대구평생학습진흥원+대구청소년지원재단+대구사회서비스원 →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성평등정책 전담부서의 예산도 축소되거나 전액 삭감되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 사라진 청년여성 일자리 예산, 양성평등기금 폐지 (홍준표 대구시장이 각종 기금 폐지 조례안 발의) 🖍️ 보육·가족 예산 증가, 여성경제활동 촉진 예산은 감소 (강원도 여성일자리 지원정책 예산 전년도 대비 15억원 감소) 🖍️ 여성 사회참여 확대, 성주류화 예산 축소 또는 전액 삭감 (대전시 여성친화도시 조성사업, 젠더폭력예방 청년 활동가 양성사업 예산 축소 내지 전액 삭감)
민선 8기 광역단체장의 성평등 공약을 살펴본 결과, 성평등 공약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체 공약 대비 성평등 공약의 비율은 0~4%이며, 있는 공약도 기존 사업을 되풀이하는 정도이고, 경력단절여성 지원과 아이 돌봄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광주시의 ‘가사수당’ 신설과 같은 여성의 무급 노동 가치에 대한 평가와 공적 인정을 하는 정책적 접근도 있습니다만, 성평등정책 전반에서 퇴행이 일어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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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지방자치단체에서의 후퇴는 성평등정책 추진체계와 예산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페미뷰 2023-06호 에서도 다뤘던 것처럼 몇 년 동안 이어져 온 인권조례 폐지 움직임, 성평등/성교육 강의 및 민주시민교육 취소 민원, 영화제에서의 퀴어영화 배제 요구 등이 있어 왔어요.
반페미니즘을 내세우는 혐오세력은 시민을 고객으로, 행정을 고객 서비스로 인식해서 민원인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는 정책 관행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백미록 2023). 그리고 반페미니즘, 반노동, 반시민단체를 내세우는 보수 정부와 맞닿아 각 지역에서 성평등정책과 노동정책 등이 빠르게 후퇴하고 있어요.
💜 지역 곳곳에서 지방자치의 후퇴를 막고 성평등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고 힘쓰는 지역단체에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그리고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에도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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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자료집 〈민선 8기 1년, 광역자치단체 성평등정책 평가 토론회 - '지역 성평등정책 퇴행, 기록하고 방향키 잡기'〉 👉 자료집 다운로드
✅ 백미록(2023). 지방자치단체 여성정책 후퇴 과정 분석. 한국여성학, 39(2), 171-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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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 사정으로 인해 이번 호는 하루 늦게 발행되었습니다.
구독자분들의 너그러운 이해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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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의견 참고해서 더 좋은 소식지로 찾아뵐게요!
다음 호는 8월 21일에 찾아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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