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뷰 2023-07호 (2023년 7월 10일) |
|
|
매일 쏟아지는 정치뉴스,
당신에게는 페미니스트 시각이 필요하다.
정치뉴스 큐레이팅 소식지 페미-뷰 |
|
|
민주당이 돈 봉투 사태, 가상자산(코인) 투기 의혹, 체포동의안 부결 등으로 연일 악재가 겹치면서 당내 쇄신과 혁신을 위한 혁신위원회를 꾸리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6월 5일, 더불어민주당이 당의 혁신위원장으로 사단법인 다른백년 이래경 이사장을 임명했어요. 하지만 당 안팎에서 임명 철회 요구가 빗발칩니다. 이 이사장이 본인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천안함 조작설 등을 게시한 것이 문제가 되었어요(관련기사) 결국 혁신기구가 출범하기도 전에 위원장에서 사퇴를 합니다. 임명 발표 후 9시간만에 일어난 일이었어요.
당의 쇄신과 혁신을 이끌 사람을 임명하면서 제대로 된 인사검증을 하지 않은 사실과 더불어 지난 대선 당시 이래경 이사장이 이재명 대표를 공개지지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이재명 대표가 친명(친이재명) 혁신위를 꾸리려고 했다는 당내외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이 증폭되며 당 혁신이 과연 정말로 가능할 것인지 의구심이 높아졌어요. |
|
|
6월 15일, 이래경 이사장 사퇴 열흘 만에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혁신위원장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보험법 전문가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위원을 거치고 문재인 정부 시절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역임했습니다. 정치에서의 경험이 부족해 민주당 혁신을 이끌만한 사람인가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관련기사).
당의 여러 악재 속에서 혁신을 이끌 막중한 책임을 김은경 위원장이 맡게 되었는데요. 페미뷰는 왜 당이 위기상황에서만 여성의 리더십을 택하는가를 질문하고 싶습니다. |
|
|
'유리절벽(glass cliff)'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여성을 성공할 가능성이 낮은 고위 직책이나 위험도가 있는 사업의 책임자로 만든 뒤에, 만약 그것이 잘못되는 경우에는 책임을 지고 다시 물러나도록 만드는 현상"을 의미합니다(Ryan & Haslam). 즉, 남성들이 꺼리는 위험이 높은 위치를 여성이 차지할 가능성이 많고, 실패의 책임을 '무능력한' 여성에게 돌려 희생양으로 삼는 것이죠. 유리절벽 이론은 조직이 여성을 '상징'으로 삼고, 다시 '희생'시키는 결정을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유리절벽 이론은 여성과 남성이 같은 위치에서 같은 직무를 수행하다 실패했을 때, 여성에겐 '여성이라서' 실패했다는 차별적인 평가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는 이후에 여성들의 도전을 가로막는 근거로 작용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다시는 여성대통령이 나와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것처럼요.
정리하자면, 여성의 대표성이 상당히 낮고 여성의 동등한 참여 또한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구조 속에서 위기의 상황에서 남성보다는 여성이 등용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여성의 '무능력'을 탓해 책임을 전가시키고, 이후 여성들의 기회도 박탈하는 구조를 조직이 가지고 있다는 거에요. |
|
|
지난 7월 3일, 윤석열 정부의 신임 차관급 인사가 있었습니다. 역도 금메달리스트 장미란 용인대학교 체육학과 교수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으로 발탁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
|
|
하지만 같은 날 임명된 차관급 13명 중 대통령실 현직 비서관 5명이 포함되었고, 이는 대통령실의 공직 사회 장악력을 높이고, '윤석열표 정책' 드라이브를 강하게 만들 것이라는 예측이 있어요(관련기사).
그리고 김채환 전 서울사이버대학 교수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김채환 원장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정농단 촛불시위에 중국 공산당이 개입되었다 주장하는 등 음모론에 가까운 주장을 펼친 '극우 유튜버'라는 논란과 공무원의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장으로 부적절한 인사라는 비판이 있습니다. 인사에 있어 능력과 자질이 제대로 검증되기 보다는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택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되는 인사였습니다.
이 외에도 통일부장관으로 내정된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제의 강제동원과 일본군성노예제를 부정해 온 인물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남북관계를 적대관계로 규정하여 통일부의 기본 업무를 사실상 부정하고 있습니다(관련기사) |
|
|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임명은 이러한 문제들을 덮어버리는 효과를 가집니다. 이미 그 능력과 자질이 인정된 인물이라 하더라도, 위기나 문제 상황에서 여성을 상징적으로 사용하는 것이죠. '토큰 여성(token woman)'이라고도 하는데, 어떤 조직이 사회적인 비판을 피하기 위해 소수집단의 상징적 인물을 고용, 임명하는 관행을 뜻합니다. 보통은 조직 내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고정관념 등 다양한 성차별 문제를 시정하기 보다는, '우리 조직은 여성을 등용했어! 성차별 없어!'라고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합니다.
18부 4처 18청으로 이루어진 중앙 부처에서 여성 장관·처장·청장이 6명(15%)에 불과하며,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단언했던,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윤석열 정부에서, 파격적인 '83년생 금메달리스트 여성 차관' 등용이 정부의 위기를 면피하기 위한 수단에 그치질 않길, 바랄 뿐입니다. |
|
|
⭐확실한 페미니스트 관점으로 최근의 정치·사회 뉴스를 소개합니다⭐ |
|
|
보호출산제도, 중요한 것은 여성 관련기사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병원에서 출산 시 의료기관이 각 지자체에 출산 사실을 알리는 출생통보제가 내년 6월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경제적, 사회적 곤경에 처한 임산부들이 태어난 아이들에 대해 신원 노출을 하지 않고도 자치단체에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보호출산제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출생통보제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반면, 보호출산제에 대해서는 입장이 갈립니다. 보호출산제를 찬성하는 측은 이 제도를 통해 병원 밖 출산을 하거나 아동 유기사건이 일어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반대 측은 보호출산제도가 아동이 친부모가 누군지 알 권리를 침해하고, 미혼모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강화시킨다고 주장합니다.
보호출산제도에 대한 논의를 보며 고민이 깊어집니다. 결국 엄마 혼자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현실을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원치 않는 출산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 혼자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게 환경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임신, 출산, 양육에서 모든 책임을 여성에게 지우는 현실을 인식하고, 차별을 해소하는 방향의 입법이 이루어질 바랍니다.
|
|
|
기후위기 심각한데도, 국가는 여전히 개발, 개발, 개발
미국 국립환경예측센터에 따르면, 7월 3일 세계 평균 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는 1979년 위성 관측 기록이 시작된 이래 최고 온도입니다. 지난 6월은 세계 평균 기온이 가장 따뜻했던 달로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한국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한국환경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는 앞으로의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강수량과 태풍 전망이 담겨있습니다. 보고서는 지금과 같은 무분별한 개발과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이 지속된다면, 2079년까지 우리나라 연 강수량이 현재보다 11.4% 늘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상생과 공존을 택하기보다는 개발주의적 관점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번 7월부터는 개발제한구역 해제 면적을 늘리는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됩니다. 시‧도지사가 직접 제한 구역을 해제하고 개발할 수 있는 토지를 3배 이상 확대한 것이지요. 관련기사
또한 기후위기로 지리산 산사태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에도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은 ‘오색 케이블카 재추진’을 7대 공약의 하나로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설악산과 지리산까지 개발 대상지로 삼은 산업정책을 가속화한 것입니다. 이에 2022년 남원시의회는 ‘지리산 산악열차 시범사업 동의안’을 별도의 토론 없이 전원동의로 통과시키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지금 정부가 해야할 것은, 여태까지 부를 축적해온 시스템과 체계로는 우리 모두의 지속가능한 삶을 보장할 수 없다는 현실 인식과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는 과감한 결단이지요. 개발은 더이상 우리 모두를 풍요롭게 할 수 없습니다. 공동체를 위협하는 개발주의적 관점을 수정하고, 삶을 중심으로 한 정책/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지향해야 합니다.
|
|
|
소중한 의견 참고해서 더 좋은 소식지로 찾아뵐게요!
다음 호는 7월 24일에 찾아옵니다! |
|
|
페미뷰는 페미니스트 정치를 응원하는 분들의 소중한 후원금으로 제작됩니다. |
아직 페미뷰 구독을 안하셨다면?
지금 당장 구독하세요! |
|
|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wopo@womanpower.or.kr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55길 6 여성미래센터 403호 02-824-7810
수신거부 Unsubscribe |
|
|
|
|